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청약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높은 분양가 부담이 맞물리면서 선별적인 청약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미분양 물량도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 분양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KB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7월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1만8000가구로, 전월 대비 19.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분양 물량이 감소하는 흐름이다.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2.8대 1에 머물러 2개월 연속 3대 1을 넘지 못했다. 경기 지역에서는 김포, 남양주, 의왕시 등에서 분양이 진행됐으나 청약 수요는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분양업계는 현재 수도권 청약 시장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광역교통망이 확보된 지역이나 산업단지 인접 직주근접(직장과 주거가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되는 선별적 청약 양상이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세제와 대출 규제 영향으로 분양이 유망한 사업장도 실수요자들이 쉽게 청약에 나서지 않는다”면서 “실수요자 사이에서 ‘지금 청약하는 게 적절한가’라는 신중한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 인지도에 따른 청약 열기도 과거만큼 강하지 않다. 이 관계자는 “현재 주택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비주거 시장도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는 GTX 등 광역교통망 역세권과 산업단지 인근 공공택지 등 입지 여건이 우수하며 합리적인 분양가를 갖춘 단지에 실수요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만9459가구로, 전월 1만8770가구에서 689가구(3.7%) 증가했다. 경기 지역 미분양은 1만4394가구로 전월 1만3553가구 대비 841가구(6.2%) 늘어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분양 증가세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분양시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권 분양 시장은 대출 규제와 부동산 세제 개편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청약 경쟁률이 높지 않고 초기 분양률도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며 “실수요자들의 선별적 청약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도권 분양시장의 이러한 변화는 정부의 금융 정책과 부동산 규제 강화가 맞물린 결과다. 금리 인상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와 함께 실수요자의 대출 접근성을 낮추고 있다. 분양가 상승 역시 청약 수요를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수도권 내에서도 광역교통망과 산업단지와의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만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은 주거 환경과 직주근접성이 청약 결정에 중요한 변수임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실수요자들의 청약 심리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분양업계는 입지와 분양가 경쟁력 확보에 더욱 집중하는 한편, 정부 역시 주택 공급과 금융 규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과제가 남아 있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이러한 변화는 지역 주민과 투자자 모두에게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