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말레이시아 합작영화 ‘티켓 세할라’,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상영

한국과 말레이시아 영화인들이 함께한 액션 스릴러 영화 《티켓 세할라(Tiket Sehala)》가 8월 6일부터 말레이시아 전역 주요 영화관에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범죄 오락물이 아니라, 해외 취업을 꿈꾸던 이들이 거대한 사기 조직의 덫에 걸리며 벌어지는 일을 통해 오늘의 아시아 사회가 마주한 어두운 현실을 정면으로 비춘다.

 

영화는 한국행 일자리를 미끼로 접근한 해외 취업 사기 조직에 속아 낯선 땅으로 끌려간 말레이시아 청년들의 생존기를 중심에 둔다. 취업 사기, 인신매매, 강제노동, 폭력 같은 무거운 소재를 빠른 전개와 긴장감 있는 액션으로 풀어내며, 피해자들이 처한 절박함과 공포를 스크린에 밀도 있게 담아냈다.

 

이번 작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한·말레이시아 합작이라는 제작 방식에도 있다. 《티켓 세할라》는 말레이시아와 한국에서 촬영됐으며, 말레이시아와 한국은 물론 태국·인도네시아 배우들까지 참여한 국제 공동 프로젝트로 완성됐다. 범죄의 구조가 국경을 넘는 만큼, 영화 역시 다국적 협업을 통해 이야기의 설득력을 넓혔다는 평가다.

 

연출은 라힐라 알리(Rahila Ali) 감독이 맡았다. 감독은 현지 인터뷰에서 사기 범죄가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경계해야 할 현실이라고 강조하며, 영화가 오락을 넘어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작사 키 빌리언스(Key Billions) 역시 해외 취업 사기 조직 문제를 대중적으로 환기하는 데 의미를 두고 이번 작품을 선보였다.

 

한국 배우들의 참여도 눈길을 끈다. ‘호주 타잔’으로 알려진 석현준은 박하준 역을 맡았고, 하주영은 박재수, 신현규는 이(Lee), 박시열은 박(Park), 탁트인은 봉(Bong) 역으로 출연한다. 서로 다른 개성과 에너지를 지닌 한국 배우들은 현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작품에 보다 강한 국제성과 긴장감을 더했다.

 

말레이시아 배우진도 탄탄하다. 노키 K-클리크(Noki K-Clique)가 알리프 역을 맡았고, 자아 수주란(Jaa Suzuran), 아이니 무스타파(Ainee Mustafa), 자키 야마니(Zaki Yamani), 샤리파 사키나(Sharifah Sakinah) 등이 주요 인물로 출연한다. 여기에 태국의 닌자(Aphisit Usadee), 인도네시아의 나우팔 사무드라(Naufal Samudra)까지 합류해, 영화는 동남아시아와 한국을 아우르는 폭넓은 캐스팅을 완성했다.

 

배우들은 이 작품이 단순히 자극적인 범죄 서사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기 조직의 위험성을 관객에게 실감나게 전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하주영은 극 중 잔혹한 인물을 통해 범죄의 폭력성을 드러내고, 석현준은 새로운 언어와 환경 속에서 강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작품의 무게를 보탰다. 국적은 달라도 현장에서 함께 만든 문제의식이 영화의 힘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티켓 세할라》는 상업영화의 형식을 빌리면서도 동시대 아시아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폭력을 끌어올린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경을 넘는 범죄와 노동 착취의 현실을 스릴러의 언어로 번역해낸 이 영화가, 말레이시아를 넘어 한국과 아시아 각국 관객에게도 묵직한 질문을 던질지 주목된다. 흥행 여부를 넘어, 현실의 위험을 환기하는 문제작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작성 2026.08.13 12:44 수정 2026.08.13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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