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서 철수한 중국

예술에도 ‘하나의 중국’ 강요

중국, 대만관 명칭 문제로 전시 철수


제16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대만 전시관 명칭을 둘러싼 중국 측 반발이 전시팀 철수와 외교적 항의로 이어졌다. 중국은 대만을 별도 국가로 취급하는 듯한 명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고, 한국의 국제 문화예술 행사에서 자국의 정치적 원칙이 관철되지 않자 참여 중단을 선택했다. 문화예술의 자율성을 둘러싼 논란이 한중 관계와 지방정부 교류 문제로까지 번지면서 중국의 대외 문화정책을 둘러싼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지:AI image, antnews>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지난 8월 25일 국립대만미술관이 신청한 ‘대만 파빌리온(Taiwan Pavilion)’ 명칭 사용을 승인했다. 앞서 재단은 국가관과 기관관을 구분한다는 취지로 대만 전시관의 표기를 해당 미술관 약칭인 ‘NTMoFA’로 변경했으나, 대만 측이 이의를 제기하자 명칭을 다시 승인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단은 이를 전시 운영과 명칭에 관한 행정적 판단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이 결정을 정치적 사안으로 받아들였다. 광주비엔날레 중국 파빌리온에 참여할 예정이던 작가와 큐레이터들은 9월 3일 전시 철수 의사를 밝혔다. 중국 측은 대만 전시관 명칭이 예술행사에 정치적 요소를 끌어들였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전시 참여를 중단했다.

 

당초 예술가들이 작품을 선보이기로 했던 국제 전시 공간은 명칭 논란으로 준비 작업이 중단되는 상황을 맞았다. 국가 간 정치적 갈등이 창작과 전시의 현장에 직접 영향을 미친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진 이유다.

 

주광주중국총영사관은 대만이 국제행사에서 자국의 지위에 부합하지 않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허용한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하며 명칭 철회를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광주비엔날레의 대만관 명칭 사용에 반발하며 한국 측에 자국의 관련 원칙을 존중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이 대만 문제를 자국의 핵심 주권 사안으로 간주한다는 점은 이미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그 원칙이 국제 미술행사의 전시 명칭과 참여 여부에까지 적용됐다는 점이다.

 

국제 문화예술 행사는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과 역사적 배경을 가진 기관과 작가들이 참여하는 공간이다. 특정 국가가 자국의 정치적 해석과 다른 명칭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전시 철수와 외교적 압박에 나선다면, 문화교류의 자율성은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규정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도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외교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간 외교적 입장과 민간 문화예술 행사의 운영 및 표현 문제를 동일한 기준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사안이다.

 

한국 외교부는 이번 광주비엔날레의 대만관 명칭 결정이 문화·예술 영역에서 민간의 자체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정부의 대만 관련 기본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번 사안이 한중 관계와 양국 간 교류 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입장도 제시했다.

 

광주비엔날레 중국 측 철수 사태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양안 갈등이 국제 문화예술 행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이다. 중국은 자국의 정치적 원칙과 충돌하는 전시 명칭을 문제 삼았고, 한국 측 결정이 바뀌지 않자 참여 철수와 외교적 항의로 대응했다.

 

한편 이번 논란은 국제 문화행사에서 국가의 정치적 요구와 예술적 자율성이 충돌할 경우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중국의 주권 관련 입장을 존중하는 외교적 태도와 별개로, 민간 예술행사의 명칭과 창작 활동까지 특정 국가의 정치적 기준에 맞춰야 하는지는 국제 문화교류의 본질과 관련된 문제다.

광주비엔날레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제행사의 운영 원칙과 참여 기관의 자율성, 외교적 갈등에 대한 대응 기준을 더욱 명확히 정립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문화예술이 국가 간 갈등의 통로가 될 것인지, 아니면 정치적 차이를 넘어선 교류의 장으로 남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작성 2026.09.21 10:41 수정 2026.09.2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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