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올끼다” 12분 뒤 흉기 들고 찾아가 살해…40대 징역 16년·전자발찌 10년

자전거 충돌할 뻔한 일로 시작된 시비가 살인으로…피해자 주거지 찾아가 흉기로 가슴 찔러

법원 “생명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할 절대적 가치…어떠한 이유로도 살인 정당화될 수 없어”

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동네 후배와 부딪칠 뻔한 일을 계기로 시비가 붙은 뒤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챙겨 피해자를 다시 찾아가 살해한 40대에게 법원이 징역 16년을 선고했다.


단순한 말다툼으로 시작된 갈등이 불과 수십 분도 지나지 않아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살인사건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순간적인 분노와 폭력적 대응이 가져올 수 있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제1형사부는 2026년 8월 10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6년을 선고하고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몰수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A씨에게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하고 별도의 준수사항도 부과했다. 


사건번호는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6고합100018(살인), 2026전고100001(부착명령)**이다.

창원지방법원 전경


■ 인력사무소에서 알게 된 40대와 30대…평소부터 감정 좋지 않아


판결문에 따르면 A씨와 피해자 B씨(34)는 인력사무소에서 알게 된 사이였다.


A씨는 평소 피해자가 자신에게 버릇없게 행동한다는 이유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6월 12일 낮이었다.


이날 낮 12시13분께 경남 고성군 고성읍의 한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피해자와 A씨가 부딪칠 뻔하면서 시비가 벌어졌다. 


A씨는 이후 피해자가 거주하는 컨테이너로 찾아갔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그곳에 있던 손도끼를 들고나와 A씨에게 욕설과 함께 위협적인 말을 했고, 이에 격분한 A씨 역시 피해자에게 다시 찾아오겠다는 취지로 말한 뒤 현장을 떠났다. 


그러나 두 사람의 갈등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 현장 떠난 뒤 집으로 향한 A씨…흉기 챙겨 다시 피해자 찾아가


판결문상 중요한 대목은 A씨가 첫 번째 다툼 이후 그대로 상황을 종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A씨는 같은 날 낮 12시25분께 자신의 주거지에서 흉기를 챙긴 뒤 피해자의 주거지로 다시 찾아갔다.


최초 시비가 발생한 것으로 판결문에 적시된 낮 12시13분으로부터 불과 12분 뒤였다.


A씨는 피해자를 다시 만난 자리에서 살해 의사를 드러내는 말을 하며 말다툼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피해자가 A씨를 넘어뜨린 뒤 컨테이너 안으로 피신하자 A씨는 피해자를 뒤따라갔다.


이어 왼손으로 피해자의 왼쪽 어깨를 잡아 자신의 방향으로 돌린 뒤 오른손에 들고 있던 흉기로 피해자의 왼쪽 가슴 부위를 찔렀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같은 날 오후 1시27분께 저혈량성 쇼크로 결국 숨졌다.


한 차례의 흉기 공격으로 34세 남성의 삶은 그렇게 끝났다.


■ 법정에서도 범행 인정…CCTV·부검감정서 등 다수 증거 확보


수사기관은 사건 현장과 주변 CCTV 등을 통해 범행을 확인했다.


재판에서 증거로 조사된 자료에는 피고인의 법정진술을 비롯해 경찰 진술조서, 압수조서 및 압수목록, 피해자의 사망진단서와 흉기 사진 등이 포함됐다.


112 신고사건처리표와 현장사진, 검시사진, 현장 인근 CCTV 영상 및 캡처 사진, 현장감식 결과보고서, 부검감정서 등도 증거로 제출됐다. 


A씨 역시 법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다.


쟁점은 결국 살인죄 성립 자체보다는 A씨에게 어느 정도의 형을 선고할 것인지와 향후 재범위험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집중됐다.


■ 법원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살인범죄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법원은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반드시 보호받아야 할 절대적인 가치이며, 살인은 우리 사회의 법이 수호하는 최고의 법익인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범죄라고 지적했다.


특히 피해가 발생하면 회복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살인은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하거나 용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에서도 A씨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피해자와 시비를 벌이다 흉기로 왼쪽 가슴을 찔러 살해한 만큼 범행 경위와 수법, 내용 등에 비춰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 피해자가 먼저 손도끼 들었지만…“살인까지 정당화될 수 없다”


이번 사건에서 눈여겨볼 부분 중 하나는 범행 직전 피해자의 행동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피해자가 손도끼를 들고 A씨에게 욕설을 하는 등 도발적이고 위협적인 언행을 한 사정이 있었다.


법원도 이 사실 자체는 양형 판단에서 언급했다.


그러나 그러한 사정이 있었다고 해서 A씨가 현장을 떠났다가 흉기를 챙겨 다시 찾아와 피해자를 찔러 생명을 빼앗은 행위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명확하게 판단했다. 


이는 형사법적으로 중요한 부분이다.


상대방이 먼저 욕설이나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는 사정과 그에 대한 대응으로 생명을 빼앗는 행위가 정당화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 피해자는 34세에 생 마감…유족과 합의도 못 해


법원은 피해자와 유족이 입은 피해도 무겁게 평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갑작스럽게 살해되면서 극도의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했을 것으로 판단했고, 피해자의 유족 역시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재판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의 유족으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고 합의에도 이르지 못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할 때 A씨에게 무거운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 살인죄 법정형은 징역 5~30년 범위…법원은 ‘16년’ 선택


재판부가 적용한 법률은 형법 제250조 제1항의 살인죄다.


이번 사건에서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는 징역 5년에서 30년이었다.


대법원 양형기준상 사건은 살인범죄 가운데 **‘제2유형 보통 동기 살인’**으로 분류됐다.


특별양형인자는 없었고 기본영역에 해당해 권고형 범위는 징역 10년~16년이었다.


법원은 이 범위에서 가장 높은 형인 징역 16년을 최종 선고했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법원이 양형기준을 벗어나 이례적으로 중형을 선고한 사건이라기보다는, 양형기준 기본영역의 상한까지 형을 정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 범행 인정·치밀한 사전계획 없었던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물론 법원이 A씨에게 불리한 사정만 고려한 것은 아니다.


A씨가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한 점, 이전까지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었던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재판부는 또한 이번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형태의 살인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피해자와 시비가 벌어진 상황에서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측면이 있다고 봤다.


A씨의 나이와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동기와 수단,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그럼에도 최종적으로 기본 양형범위 최고치인 징역 16년이 선택됐다는 점에서 법원이 범죄의 결과와 재범위험성 등을 얼마나 무겁게 판단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 그런데 왜 ‘전자발찌 10년’까지 명령했나


이번 판결에서 징역 16년 못지않게 주목되는 것이 위치추적 전자장치 10년 부착명령이다.


전자장치 부착명령은 단순히 살인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사실만을 이유로 기계적으로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A씨에게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 판단에는 A씨의 과거 범죄전력과 전문적인 재범위험성 평가 등이 고려됐다.


■ 폭행·상해·특수협박 등 폭력범죄로 수차례 처벌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폭력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았다.


2010년 창원지법 통영지원에서 폭행죄 등으로 벌금 3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상해, 특수협박 등 폭력범죄로 수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더구나 이번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불과 수개월 전인 2025년 10월에도 폭행죄로 벌금 100만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재판부가 단순히 이번 사건 하나만 떼어 놓고 재범위험성을 판단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전문 평가에서도 재범위험성 ‘높음’…KORAS-G 16점


A씨의 재범위험성은 전문 평가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성인 범죄자 재범위험성 평가척도인 KORAS-G 평가 결과 총점 16점으로 ‘높음’ 수준으로 평가됐다.


청구전조사를 담당한 조사관 역시 A씨가 감정조절에 미숙하고 자기조절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과거 범죄 중에는 흉기로 상대방을 위협한 경우도 있었으며, 단순 폭행과 상해, 특수협박에서 이번 살인사건에 이르기까지 범행 양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 요소로 평가됐다.


조사관은 이러한 이유로 재범 방지를 위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법원은 별거 중인 가족이 존재하지만 재범 방지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정도의 사회적 유대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재판부는 징역형 집행 이후에도 재범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10년간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내렸다.


■ TJ뉴스 분석① | 12분이 가른 두 사람의 운명…‘현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다’


이번 사건에서 형사법적으로 눈여겨볼 대목은 최초 시비와 실제 범행 사이의 과정이다.


판결문에 적시된 시간만 놓고 보면 첫 시비는 낮 12시13분께 발생했고, A씨가 자신의 주거지에서 흉기를 챙긴 시점은 낮 12시25분께다.


약 12분 사이 A씨에게는 적어도 현장을 벗어나 갈등을 중단할 기회가 존재했다.


그러나 A씨는 갈등을 끝내는 대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흉기를 챙겨 다시 피해자를 찾아갔다.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로 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장에서 순간적으로 우발적인 몸싸움을 벌이다 곧바로 흉기를 사용한 사건과 완전히 동일하게 평가하기도 어렵다.


분노가 발생한 순간과 실제 살인행위 사이에 ‘현장을 떠남 → 흉기를 챙김 → 피해자를 다시 찾아감’이라는 일련의 행동이 존재했다는 점은 이 사건을 이해하는 중요한 사실관계다.


■ TJ뉴스 분석② | 상대방의 도발은 ‘살인 허가증’이 될 수 없다


이 사건은 폭력 상황에서 정당방위와 보복행위의 경계를 생각하게 한다.


피해자가 손도끼를 들고 욕설과 위협적인 언행을 했다는 사실은 판결문에도 명시돼 있다.


그러나 법원이 중요하게 판단한 것은 그 다음 행동이었다.


A씨는 현장에서 벗어난 뒤 흉기를 준비해 다시 피해자를 찾아갔고 결국 피해자의 생명을 빼앗았다.


상대방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이나 타인의 법익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행위와 이미 발생한 갈등에 분노해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하는 보복적 행위는 법적으로 같은 선상에서 평가할 수 없다.


이번 재판부 역시 피해자의 도발적인 언행을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피해자의 생명을 빼앗은 행위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TJ뉴스 분석③ | 반복되는 폭력범죄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이번 판결은 개인의 살인범죄를 처벌하는 사건인 동시에 반복되는 폭력행동이 보다 심각한 강력범죄로 확대되는 문제도 보여준다.


A씨에게는 과거 폭행·상해·특수협박 등 여러 폭력범죄 전력이 있었고, 재범위험성 조사에서도 범행 양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특히 감정조절과 자기통제 능력의 부족이 위험요인으로 평가됐다.


물론 과거 폭력전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장래에 살인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반복되는 폭력행동에서 위험성이 확인되는 경우 형사처벌만으로 대응을 끝낼 것이 아니라 재범 방지를 위한 교정·교육과 분노조절 프로그램, 출소 후 관리 등 실질적인 예방체계를 어떻게 작동시킬 것인지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이 16년의 장기 징역형에 더해 출소 이후 10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한 것도 이러한 재범위험 관리의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 한순간의 분노가 만든 돌이킬 수 없는 결과


이번 사건은 사소하게 시작된 갈등이 통제되지 않을 경우 얼마나 비극적인 결과로 확대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부딪칠 뻔했던 일이 말다툼으로 이어졌고, 말다툼은 흉기를 동원한 살인으로 끝났다.


피해자는 34세의 나이에 목숨을 잃었고 유족에게는 되돌릴 수 없는 상처가 남았다.


가해자 역시 징역 16년이라는 장기간의 수형생활을 해야 하고 출소한 뒤에도 10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대상이 된다.


재판부가 판결에서 강조했듯 인간의 생명은 한번 침해되면 원상회복할 수 없는 법익이다.


갈등 상황에서 상대방의 행동이 아무리 모욕적이고 위협적이라 하더라도 현장을 벗어나 경찰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과 스스로 흉기를 들고 상대방을 찾아가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불과 몇 분 동안의 분노를 통제하지 못한 선택이 피해자와 유족뿐 아니라 가해자 자신의 남은 삶까지 송두리째 바꿔놓은 사건이라는 점에서 이번 판결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경고는 결코 가볍지 않다.


※ 이 기사는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6년 8월 10일 선고 2026고합100018·2026전고100001 판결을 토대로 TJ뉴스가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원의 양형 이유, 재범위험성 판단의 의미를 독자적으로 분석·재구성했습니다. 피고인의 유죄 판단은 해당 판결을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향후 상급심 진행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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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8.25 13:37 수정 2026.08.2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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