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이신 김성덕 대표변호사 “기술 유출, 보복보다 ‘철저한 예방·합리적 조정’이 해답”

김성덕 변호사 

기술 패권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의 핵심 기술을 보호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특히 지식재산권(IP)과 영업비밀을 둘러싼 분쟁은 기업의 존립을 흔들 만큼 파괴력이 커지고 있다. 복잡하고 긴박한 법적 전장에서 기업들은 어떻게 스스로를 보호하고, 위기 상황에서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까? 법무법인 이신의 김성덕 대표변호사를 통해 최근 급변하는 기술 유출 분쟁의 양상과 기업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그리고 다가오는 AI 시대의 대응 전략을 들어보았다.


◇앨빈 토플러의 경고는 현실... ‘내부자’ 유출 주의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산업스파이는 21세기 가장 큰 사업 중 하나이며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김 변호사가 현장에서 체감하는 현실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정부의 경제안보 특별단속 등으로 검거 건수가 증가하는 것은 기술 유출이 일상화된 위험임을 방증한다.


김 변호사는 "최근 일어나는 기술 침해 사건의 대부분은 내부 관계자의 소행이다. 주로 전·현직 임직원이나 거래처를 통해 국내 기업 간에 유출되는 경우가 많다. 성장을 위한 기업 간의 활발한 기술 협력이 역설적이게도 유출 가능성을 높이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 활발히 기술 협력을 맺는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유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특히 특허 침해 분쟁은 등록 무효 가능성으로 인해 감소하는 추세지만, 등록이 필요 없는 '영업비밀 침해'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는 "많은 중소기업이 보안 인력이나 관리 체계를 갖추지 않아, 법정에서 영업비밀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보안 시스템 구축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방산·국가계약 소송, ‘사후 구제’보다 ‘사전 대응’

방위산업이나 국가계약 분야는 일반적인 민사 소송과는 차원이 다른 법적 복잡성을 띤다. 담당 공무원의 사소한 실수가 있더라도 기존 판례와 행정의 안정성 원칙상 이를 근거로 국가 입찰이나 계약 결정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은 극도로 어렵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승소를 위한 노하우로 단연 ‘골든타임의 타이밍’을 꼽았다. 그는 “공무원이 이미 잘못된 행정 결정을 내려버린 뒤에 소송을 통해 이를 뒤집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담당 공무원의 지시에 맹목적으로 따를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결정이 내려지기 전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법적 입장을 소명하고 적정한 절차가 준수되도록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산 및 국가계약 분쟁은 사후에 법원의 문을 두드리며 구제를 구하기보다, 행정 절차 진행 과정에서부터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방어선을 구축하는 적극적인 사전 소통만이 유일하고도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지적이다.


◇기업의 치명적 실수... 초기 비용 아끼고 정보 숨겨

기업들이 법적 분쟁 시 자주 저지르는 실수는 '초기 비용 절감'과 '변호사와의 정보 단절'이다. 무조건적인 등록만을 목적으로 특허 출원 등 절차를 진행할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실효성 있는 기술 보호가 가능한지 전문 변호사나 변리사와 면밀히 상의해야 한다.


변호사와의 신뢰 관계 또한 필수적이다. 김 변호사는 “피해 기업조차도 현실적 이유로 불리한 사실을 일부 숨기곤 하는데, 변호사가 사건의 전모를 알지 못하면 사건의 본질을 잃고 해결이 요원해진다”고 경고했다. 


특히 소송이 진행되는 도중 불리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나면 상대방에게 반박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재판부의 신뢰를 잃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사건 초기부터 숨김없이 모든 카드를 꺼내놓고 변호사와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투명함이야말로 승소를 이끄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라고 당부했다.


◇‘합리적 이해관계 조절 및 절차 진행’ 필요

김 변호사는 현장에서 수많은 기업 분쟁을 마주하며 피해 기업과 가해 기업의 경계가 모호한 복잡한 현실에 깊이 공감한다. 그는 “피해를 입은 기업이라도 막상 돌아보면 아쉬운 처신이나 놓친 부분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법적 공방을 치르더라도 궁극적인 목표는 파국이 아닌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어야 하고, 소송이라는 칼을 휘두르는 과정에서도 냉철하게 실익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술 유출 및 지식재산권 분쟁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과 비즈니스 연속성이고, 당사자 간의 합리적인 이해관계 조정과 전략적 타협으로 진정한 분쟁 해결에 이를 수 있는 경우도 많다는 지적이다. 분쟁 해결은 핵심 기술 유출의 상처를 치유하고 기업의 핵심 역량을 지켜내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물론 ‘처절한 보복’이 필요한 때도 있으나, 항상 그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보았다. 현실적 여건이 따라 주지 않는데 감정적 해결을 추구하면 당장의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을지언정, 당사자의 이익에는 독이 될 수 있어서다. 여건이 가능하다면 철저한 보복과 응징이 필요한 때도 있는 만큼, 구체적 상황에 맞춰 법률 전문가와 냉철하게 판단을 진행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AI 시대, 새로운 리스크와 법조인의 역할

마지막으로 김 변호사는 AI 시대에 발맞춘 법률 전략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AI 규제는 기업 경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규제는 형사처벌이나 행정상 제재를 포함한 다양한 법적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다고 한다.


“AI가 기업 경영의 핵심 수단이 되면서, 정보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인지와 AI 관련 분쟁 해결이 변호사의 핵심 업무가 될 것이다. 변호사로서 항상 새로운 기술을 폭넓게 공부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결국 기술 유출과 법적 공방이라는 위기 앞에서 기업을 지켜내는 방안은 철저한 사전 대비와 냉철한 합리성이다. 김성덕 변호사가 던지는 이 진심 어린 조언은, 첨단 기술의 홍수 속에서 모든 기업이 새겨봐야 할 가장 확실한 생존 지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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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6.08.22 09:20 수정 2026.08.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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