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주 교수의 농구문화 특별기획 ②] “게스트는 어디까지 게스트인가?”

정기회원보다 잘하는 게스트가 먼저 코트에 선다면… 생활체육 농구가 마주한 새로운 갈등

농구동호회에 게스트가 오는 것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인원이 부족할 때 게스트가 참여하면 정상적인 경기가 가능하고, 기존 회원 역시 다양한 사람들과 농구를 경험할 수 있다. 게스트에게도 새로운 팀과 선수들을 만나 운동할 기회가 생긴다. 문제는 게스트가 단순히 ‘부족한 인원을 보충하는 사람’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발생한다.

실력이 뛰어난 게스트가 정기회원보다 더 많은 시간을 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매달 회비를 내고 정기적으로 운동에 참석해 온 회원보다 경기력이 좋은 게스트가 중요한 경기에서 우선적으로 출전한다면 정기회원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20년 넘게 생활체육 농구 현장을 경험해 온 이형주 교수는 바로 이 지점에 주목했다.

[사진] 게스트가 많아지면서 새로운 문제도 생겼다

‘게스트’와 ‘용병’의 경계

게스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일부 팀에서는 단순한 인원 보충을 넘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실력이 좋은 게스트를 적극적으로 찾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연습경기나 대회 준비 과정에서 경기력이 높은 게스트에게 출전시간이 집중될 경우 기존 회원은 상대적으로 출전 기회를 잃을 수 있다. 생활체육에서도 어느 순간 ‘함께 농구하기 위한 게스트’가 ‘이기기 위한 게스트’로 변화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이형주 교수의 연구에서도 이러한 문제가 확인됐다. 연구결과 게스트 문화의 주요 문제점으로 ‘정기회원 소외와 팀 공동체성 약화’, ‘실력 중심 게스트 선호와 승리지상주의 강화’, ‘운영 기준 부재로 인한 갈등’​이 도출됐다.

1년 동안 농구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개인적 경험이나 관찰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이형주 교수는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 12개월 동안 정기회원과 게스트 참여자, 팀 운영자 등 총 1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총 15회의 심층면담과 8회의 참여관찰을 실시했으며, 실제 농구동호회에서 사용되는 게스트 모집 공지, 회비 안내문, 팀 운영 규칙 등도 함께 분석했다.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분석한 결과 게스트 문화가 농구 참여의 접근성을 높이고 새로운 관계망을 형성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동시에, 기존 동호회의 소속감과 공동체성에는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문제는 ‘게스트’보다 ‘기준’에 있었다

연구에서 발견된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명확한 운영 기준의 부재였다. 어떤 팀은 게스트 수를 제한하지만 다른 팀은 제한하지 않는다. 참가비도 팀마다 다르며 출전시간을 정기회원에게 우선적으로 보장하는 팀이 있는 반면, 실력에 따라 출전시간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반복해서 참여하는 사람이 사실상 정기회원처럼 활동하면서도 계속 게스트 신분을 유지하는 상황도 나타날 수 있다.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 같은 상황을 두고 운영자와 정기회원, 게스트가 서로 다르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형주 교수는 “게스트 문화 자체를 문제라고 규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갈등의 상당 부분은 게스트가 있다는 사실보다 게스트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구성원 간의 합의와 기준이 부족한 데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체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게스트 문제는 결국 생활체육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승리도 스포츠가 제공하는 중요한 즐거움이다. 경쟁과 성취 역시 농구의 본질적인 요소다. 하지만 승리를 위해 실력 좋은 외부 참여자를 계속 투입하면서 정작 팀을 구성하고 유지해 온 회원들이 코트에서 밀려난다면 생활체육 동호회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게스트는 어디까지 게스트여야 하는가?”

이 질문에 모든 농구동호회가 동일한 답을 내릴 필요는 없다. 다만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원칙은 필요하다. 그렇다면 게스트와 정기회원이 함께 농구하면서도 팀의 공동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준이 필요할까. 다음 특별기획에서는 게스트 문화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함께 농구하기 위한 새로운 운영기준’​을 살펴본다.

[특별기획 ③에서 계속]
「게스트 문화를 없애야 할까? 함께 농구하기 위한 새로운 기준」

이미지 - 이형주 교수 제공

작성 2026.08.15 05:07 수정 2026.08.15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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