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88개 단지 중 ‘전세 0건’ 55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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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수도권 주요 학군지를 중심으로 전세 매물이 급격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및 양도소득세 혜택 축소가 명시되면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임대주택을 거둬들이고 직접 입주하려는 집주인들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전세대출 규제로 유통 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대형 재건축 단지의 이주 수요까지 겹쳐 수도권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극에 달하고 있다.
대치·목동·중계·평촌 8.2만 가구 중 전세 659건… 단지 60% ‘전세 0’
13일 부동산 업계 및 현장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표적 학군 선호 지역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등 4개 지역(190개 단지, 총 8만 2,151가구)에 등록된 전세 매물은 총 659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 수 대비 전세 매물 비중이 0.8% 수준에 그친다.
목동의 경우 총 2만 5,335가구(88개 단지) 중 62.5%에 달하는 55개 단지에서 전세 매물이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 목동신시가지 1·2단지 역시 전세 매물이 각 4건에 불과하다.
중계동은 2만 8,186가구(51개 단지) 중 32개 단지(62.7%)에서 전세 매물이 소멸했다. 1,800가구 규모의 중계주공2단지 등 대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을 찾을 수 없다.
대치·평촌동 역시 전체 가구 수 대비 등록된 전세 매물 비중이 각각 0.2~0.3% 수준에 불과해 임차인들의 발이 묶인 상태다.
‘비거주 1주택 세제 불이익’에 실거주 유인… 전셋값 최고치·월세화 가속
이 같은 전세 기근의 원인 중 하나로 지난 3일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이 꼽힌다. 개편안에 따르면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이 14억 원으로 상향되는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9억 원으로 축소된다. 여기에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역시 실거주 기간 중심으로 재편(장기거주소득공제)되고 공제 한도가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임대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거주를 선택하면서 전세 공급은 더욱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매물 감소 여파로 KB부동산 통계 기준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7억 4,58만 원을 기록, 2011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7억 원을 돌파했다.
보유세 부담 증가를 월세로 충당하려는 집주인과 전세 매물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6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 내 월세 비중은 55.1%(서울부동산정보광장 기준)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치 은마 3,100가구 이주 개시… 서울 전역 ‘연쇄 이주’ 파장 우려
가장 큰 변수는 대형 정비사업에 따른 이주 수요다. 서울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 조합은 최근 내년 상반기 이주를 목표로 세입자 대상 이주계획 조사를 시작했다.
은마아파트 전체 가구 중 약 70%에 달하는 3,100여 가구가 세입자로 추정된다. 자녀 교육을 위해 은마에 전세로 살면서 다른 지역에 보유한 본인 소유 주택을 임대 주었던 가구들이 세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자가로 복귀할 경우, 기존 주택의 세입자까지 튕겨 나가는 ‘2차 연쇄 이주 파동’이 우려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으로 이주해야 하는 물량만 8만 3,000여 가구에 달한다”며 “실거주 중심의 세제 개편과 대규모 이주 시기가 맞물리면서 학군지 및 정비사업 인근 지역을 시작으로 서울 전역의 전세난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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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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