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정보신문] 신승철 기자 = 서울 근교에서 전원주택이나 세컨드하우스 부지를 찾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조건은 조망과 가격이다. 강이나 산이 보이고 토지가 평탄하게 조성돼 있으면 곧바로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처럼 느껴지기 쉽다.
그러나 토지는 현재 보이는 모습만으로 건축 가능성과 실제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 현장에 차량이 다니는 길이 있더라도 건축법상 도로로 인정되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하며, 토목공사가 완료된 토지도 개별 건축계획에 따라 추가 공사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가평·양평·남양주 등 수도권 근교의 전원주택 부지는 경사도와 도로, 배수, 상하수도, 전기 인입 등 필지별 조건 차이가 크다. 매매가격뿐 아니라 건축과 입주까지 필요한 전체 비용을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차가 다니는 길과 건축법상 도로는 다를 수 있어
전원주택 부지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사항은 도로다.
현장에 포장된 길이 있고 차량이 통행하고 있더라도 해당 길이 곧바로 건축법상 도로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도로의 법적 성격과 폭, 소유관계, 대지가 도로에 접한 길이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현행 건축법 제44조는 일정한 예외를 제외하고 건축물의 대지가 도로에 2m 이상 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실제 적용 여부는 토지의 위치와 건축물의 규모, 도로의 법적 지위, 지방자치단체 조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유지인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토지라면 통행뿐 아니라 상하수도·오수관·전기시설 공사를 위한 굴착과 사용이 가능한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여러 필지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진입로라면 공유도로 지분이 매매 대상에 포함되는지도 살펴야 한다.

◇ 용도지역과 지목만으로 건축 가능 여부 판단하기 어려워
토지이용계획을 열람하면 용도지역·용도지구와 각종 행위제한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토지이음에서 확인한 용도지역과 지목만으로 원하는 주택을 지을 수 있다고 최종 판단해서는 안 된다.
건축을 검토할 때는 용도지역과 용도지구, 지목, 건폐율·용적률뿐 아니라 개발행위허가, 농지전용 또는 산지전용, 지구단위계획, 경관·환경·재해 관련 제한과 지방자치단체 조례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56조에 따르면 건축물의 건축이나 공작물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일정한 토지분할 등은 개발행위허가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계획관리지역이므로 전원주택 건축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용도지역 하나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해당 지번에 계획하는 주택의 규모와 형태를 기준으로 검토해야 한다.
토지이용계획 열람은 중요한 1차 확인 절차지만 최종적인 인허가 가능성을 보장하는 자료는 아니다. 계약 전에는 관할 행정기관과 건축사 등 관련 전문가를 통해 개별 건축계획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 공급면적보다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면적 확인해야
토지 안내자료에 표시된 면적 전체를 건축부지와 마당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공급면적에는 개별적으로 사용하는 토지 외에 공유도로 지분과 경사면, 법면, 배수시설 주변, 건축선 후퇴 부분 등이 포함될 수 있다. 가분할도를 기준으로 공급되는 토지는 확정측량과 분할 과정에서 면적이나 경계가 일부 달라질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이에 따라 토지가격을 비교할 때는 전체 공급면적을 기준으로 한 평당가격과 독립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면적을 기준으로 한 가격을 나눠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체 면적의 평당가격은 저렴하더라도 도로지분이나 활용하기 어려운 공간의 비중이 크다면 실제 체감가격은 높아질 수 있다.

◇ ‘토목공사 완료’가 추가 비용이 없다는 의미는 아냐
옹벽과 진입로가 조성되고 토지가 평탄하게 정리돼 있다면 원지형 토지보다 건축계획을 세우기 수월할 수 있다. 다만 ‘토목공사 완료’라는 표현만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옹벽과 석축의 시공 상태, 우수와 배수 처리, 지반 상태, 추가 절토·성토 필요 여부, 건축공사 차량의 진입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상수도 또는 지하수 설치 조건, 오수처리시설, 전기·통신 인입 위치와 비용도 필지마다 달라질 수 있다. 도로와 토목 상태가 좋아 보이더라도 건축계획에 따라 옹벽 보강이나 배수시설 추가 공사가 필요할 수 있다.
강이나 산을 바라보는 조망도 현재 모습만 볼 것이 아니라 앞 필지에 건축물이 들어온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 건물의 예상 높이와 배치, 거실과 테라스 방향, 일조 조건 등을 함께 검토해야 실제 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조망을 판단할 수 있다.

◇ 토지가격보다 ‘입주 가능한 상태까지의 총비용’ 중요
전원주택 마련 비용은 토지 매입대금과 건축비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취득과 등기에 필요한 비용을 비롯해 측량·설계·인허가비, 토목·배수·조경공사비, 전기·통신·상하수도 인입비, 오수처리시설 설치비, 금융비용과 예비비 등이 추가될 수 있다.
토지가격이 예산에 맞더라도 원하는 규모의 주택을 건축하고 기반시설을 갖추면 전체 비용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토지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적법한 도로와 토목, 기반시설 조건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면 공사 과정의 불확실성과 추가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전원주택 부지는 단순한 평당가격보다 ‘입주 가능한 상태까지 필요한 총비용’을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 조망 좋은 땅보다 목적에 맞는 땅을 선택해야
가평 설악면을 비롯한 수도권 근교 지역에는 산과 강을 바라볼 수 있는 전원주택 부지가 다수 형성돼 있다. 그러나 같은 현장 안에서도 필지 위치와 단차, 도로지분, 조망 방향, 건축조건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주말에 이용하는 세컨드하우스인지, 은퇴 후 상시 거주할 주택인지, 서울과 정기적으로 오가야 하는 주거지인지에 따라서도 적합한 토지의 조건은 달라진다.
현장 방문 역시 날씨가 좋은 주말 낮 시간에만 진행하기보다 평일 이동시간과 야간 진입환경, 우천 시 배수 상태, 겨울철 제설 여건 등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계약 전에는 토지 등기사항증명서, 토지대장 또는 임야대장, 지적도, 토지이용계획확인서, 도로 소유관계, 관련 인허가 서류와 기반시설 조건을 서로 대조해야 한다.
결국 좋은 전원주택 부지는 단순히 전망이 좋은 땅이 아니다. 원하는 주택을 실제로 지을 수 있고, 차량 진입과 생활에 큰 불편이 없으며, 토지부터 입주까지의 총비용이 구매자의 자금계획과 맞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현장의 분위기나 평당가격만으로 서둘러 계약하기보다, 개별 필지와 건축계획을 기준으로 도로·인허가·실사용면적·기반시설·총비용을 순서대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개별 토지의 건축 가능 여부와 건축 규모는 접도, 용도지역, 개발행위, 농지·산지전용, 오수처리 및 구체적인 건축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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