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부드러운 미소와 친근한 말투. 그리고 국가기관의 감사 현장에서 행정 시스템을 들여다보던 감사관의 시선. 언뜻 전혀 다른 두 장면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한 사람이 있다. 정진권 변호사다.
‘나는 솔로’ 23기 영호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그는 28세에 감사원에 입사해 감사 실무를 경험했고, 2022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 현재 법무법인 소울의 파트너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방송이 그를 친근한 사람으로 보여줬다면, 그의 이력은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진다.
감사원 출신 변호사는 법과 규제를 어떻게 바라볼까.
방송에서 보인 친근함 뒤에는 ‘시스템을 보는 시간’이 있었다
법률가의 경력은 흔히 법원이나 검찰, 로펌을 중심으로 설명된다. 정진권의 출발점은 달랐다.
그는 28세에 감사원에 들어갔다. 감사 업무는 이미 발생한 문제의 잘잘못만 따지는 일이 아니다. 행정이 어떤 절차로 움직였는지, 의사결정 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제도와 현실 사이에서 어디에 빈틈이 생겼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정진권은 이곳에서 정통 감사관으로 실무를 익혔다. 이후 2022년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면서 감사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법률 영역으로 옮겼다. 현재 그의 업무가 감사와 행정, 공공기관과 관계된 기업 문제로 이어지는 배경도 이 경력에서 찾을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후의 행보다.
법률가로 활동하던 그는 ‘나는 솔로’ 23기에 영호로 출연하며 대중에게 알려졌다. 딱딱한 법률 용어나 공적인 직함보다 한 사람의 성격과 일상을 먼저 보여주는 방송이었다.
그 결과 나는 솔로 23기 영호 정진권 변호사라는 대중적 이미지와 감사원에서 실무를 경험한 법률가라는 전문적 이력이 한 사람 안에 겹쳐졌다.

감사관에서 변호사로, 달라진 것은 직업이고 남은 것은 ‘보는 방식’이다
감사원과 변호사는 역할이 다르다.
하지만 정진권의 경력을 관통하는 한 가지 지점은 있다.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난 뒤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가 어떤 구조와 절차에서 만들어졌는지를 살펴본다는 점이다.
특히 기업이 공공기관과 관계를 맺는 순간 법률 문제는 복잡해진다. 사업 자체의 타당성만으로 모든 일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행정절차와 규제, 감사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여기에서 감사원 출신 행정·감사 변호사라는 경험의 의미가 생긴다.
정진권은 현재 공공조달과 방산을 비롯해 보건의료, 인사행정, 부동산 등 공공기관과 관계가 형성되는 여러 영역에서 법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분야는 서로 달라 보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공공의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합법적인 길을 찾을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변호사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면, 한 걸음 더 나아가 문제가 커지기 전에 위험을 발견하는 것도 법률가의 역할이 될 수 있다.
소송보다 앞선 지점이다.
결국 정진권이 바라보는 법은 ‘막는 선’보다 ‘갈 수 있는 길’에 가깝다
기업에게 규제는 때로 사업을 가로막는 벽처럼 느껴진다. 개인에게 법은 어렵고 복잡해 문제가 생겼을 때에야 찾아보는 것이 되기 쉽다.
정진권의 경력은 그 반대 방향에서 법의 역할을 생각하게 한다.
감사원에서 행정이 움직이는 구조를 경험하고, 변호사가 된 뒤에는 그 구조 안에서 기업과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결국 중요한 것은 법을 얼마나 많이 아느냐만이 아니라 문제가 생기기 전에 법률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 있다.
방송 속 영호와 감사원 출신 변호사는 그래서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아니다.
한쪽에서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친근함이 보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제도와 절차를 읽어온 시간이 보인다.
법은 누군가를 멈춰 세우는 선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읽으면 앞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되기도 한다.
정진권이 변호사로서 만들어가려는 역할도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문제가 생긴 뒤 싸우는 것만이 법률가의 일은 아니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길을 찾는 것.
그것이 ‘길을 여는 변호사’라는 이름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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