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청원휴가를 신청하는 군 장병이 늘면서 대학 재학 여부나 기존 직장 보유 여부, 상담기관의 성격, 채용기업의 규모 등을 이유로 휴가 신청을 제한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혼선도 이어지고 있다. 현행 규정의 핵심은 신청자의 신분이나 기관의 간판이 아니라 실제 활동이 취업상담, 채용시험 응시 등 구직활동에 해당하는지에 있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 제12조는 전역예정일이 1년 이내인 일정 요건의 단기복무자와 의무복무기간의 2분의 1 이상을 마친 병이 취업상담, 채용시험 응시, 현장 채용행사 참석 등 구직활동을 위해 구직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 병의 경우 의무복무기간 중 2일 이내이며, 단기복무자는 복무기간에 따라 3~5일 이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조항은 구직활동의 대표 사례를 열거하고 있지만 대학 재학생이나 졸업예정자를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는다. 장병이 대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구직 의사가 없다고 단정하거나, 재학 신분만을 근거로 신청을 일률적으로 불허하는 해석은 법령 문언에서 직접적인 근거를 찾기 어렵다. 실제 취업상담이나 채용 절차에 참여하고 이를 입증할 수 있다면 재학 여부와 별개로 구직활동의 실질을 살펴봐야 한다.
이미 직장이 있거나 입대 전 근무 경력이 있는 장병도 마찬가지다. 취업은 생애 최초 취업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존 직장으로 복귀하지 않고 다른 기업이나 직무로 이동하는 이직 활동도 구직의 한 형태다. 현행 시행령은 재직 경험자나 복직 가능자를 제외 대상으로 두고 있지 않으므로, 기존 직장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구직활동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상담을 제공하는 기관이 민간 컨설팅업체라는 이유만으로 신청을 배제하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시행령은 ‘취업상담’을 구직활동의 하나로 명시하면서 상담기관을 국가기관이나 특정 공공기관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실제 취업 준비와 연관된 상담인지, 예약과 참여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지, 상담 내용이 구체적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규정 취지에 부합한다.
대한민국청춘진흥원은 구직청원휴가 상담을 신청하는 장병에게 희망 직무와 취업 준비 상황을 확인하고 진로 설정, 지원서 작성, 채용 절차 준비 등을 안내하고 있다. 민간기관이 발급한 서류라는 이유만으로 효력을 당연히 부정하기보다 기관명과 상담 일시, 신청자 정보, 상담 목적, 실제 참여 여부 등이 분명하게 표시됐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채용 절차가 대면인지 비대면인지도 본질적인 구분 기준이 되기 어렵다. 시행령은 ‘채용시험 응시’를 규정할 뿐 시험 장소나 진행 방식을 대면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온라인 필기시험과 인·적성검사, 비대면 역량검사, 화상면접처럼 기업이 공식 채용 과정으로 운영하는 전형도 실제 응시 사실과 일정이 확인된다면 채용시험 또는 구직활동으로 검토할 수 있다.
지원 기업이 스타트업이라는 이유로 휴가를 불허하는 것 역시 법령상 명시된 기준은 아니다. 시행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을 구분하지 않는다. 실제 채용공고가 존재하고 지원자에게 시험이나 면접 일정이 통지됐으며 정상적인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면 기업 규모나 설립 연한만으로 구직활동을 달리 취급할 근거는 제한적이다.
특정 공공기관이나 지정기관을 이용한 경우에만 구직휴가를 인정하도록 강제하는 해석도 법적 근거를 따져야 한다. 대법원은 행정규칙이 상위법령의 구체적인 위임 없이 국민이나 법원을 대외적으로 구속할 수 없으며, 상위법령에 반하는 행정규칙은 내부적 효력도 인정되기 어렵다는 원칙을 제시해 왔다. 상위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내부 기준 역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다만 구직청원휴가가 신청만으로 자동 승인되는 것은 아니다. 시행령은 지휘관이 휴가를 승인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며, 부대 병력과 임무 수행 상황, 신청 활동의 진정성, 제출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신청을 반드시 승인해야 한다고 단정하기보다, 대학생·재직자·민간기관 이용자·비대면 응시자·스타트업 지원자라는 이유만으로 사전에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불허가 필요하다면 신청자의 신분이나 기관 유형이 아니라 구직활동 해당 여부, 증빙자료의 신뢰성, 부대 운영상 불가피한 사정 등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제시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