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소형 주택이 중대형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1~2인 가구가 늘면서 면적보다 입지를 중시하는 수요가 증가한 결과다. 이에 따라 전용면적이 작은 아파트가 같은 단지 내에서도 더 비싼 가격에 팔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역블루밍푸른숲 단지에서는 이달 초 전용면적 122㎡ 아파트가 6억 2500만 원에 거래된 반면, 전용면적 84㎡는 6억 5000만 원, 59㎡ 역시 6억 1200만 원에 각각 매매됐다. 면적 차이가 거의 두 배임에도 가격 차이는 크지 않았다. 단지 내에서는 입지 조건이 좋은 동과 라인에 대한 선호도가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화서역 블루밍푸른숲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형 평형은 단지 뒤쪽 오르막에 자리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다”며 “신혼부부나 2인 가구는 좁더라도 생활이 편리한 위치의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자녀 가구가 줄면서 과거처럼 중대형을 찾는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 강화와 가족 구성 변화가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을 가속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같은 자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면적이 줄어드는 대신 교통과 생활 편의시설이 우수한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또한 1~2인 가구가 늘면서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경향은 서울 주요 지역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가양2단지의 전용면적 34㎡ 아파트는 이달 13일 7억 3800만 원에 거래되며 종전 최고가였던 6억 3000만 원을 1억 원 이상 뛰어넘었다. 같은 단지 전용면적 39㎡도 16일 8억 8300만 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영등포구 신길동 힐스테이트클래시안 전용면적 42㎡ 역시 이달 9일 11억 2500만 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전용면적 기준이 아닌 3.3㎡당 가격으로 비교하면 소형 아파트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두드러진다. 6월 기준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110㎡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약 1억 8만 원인 반면, 전용 49㎡는 1억 5150만 원으로 약 5000만 원 차이가 난다. 이는 소형 아파트가 같은 면적 대비 훨씬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월용청약연구소 박지민 대표는 “대출 규제와 고분양가 부담이 겹치면서 같은 자금으로 주택을 마련할 때 입지 우선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며 “1~2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매매시장과 청약시장 모두에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처럼 중대형 아파트에 비해 소형 아파트가 입지와 교통 환경 등 주거 편의성을 앞세워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은 앞으로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특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1~2인 가구의 증가와 대출 규제 강화라는 구조적 변화가 주택 수요에 영향을 주면서 소형 주택 중심의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