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칼럼] ‘리츠’ 간판만 달면 합법인가…

민간임대 사전모집의 위험한 변칙, 이제는 들여다봐야 한다

발기인·투자자 모집이라면서 사실상 예비임차인 모집…“리츠라는 이름보다 자금모집의 실질을 확인해야”

홍보관 열고 수백 명에게 출자금 모집한다면 ’회사 설립’이라는 명분만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 없어 임차권·분양전환·확정분양가까지 약속한다면 더욱 철저한 법률 검토 필요

[부동산정보신문] 박두호 선임기자=최근 전국적으로 장기민간임대주택을 내세운 각종 개발사업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자금모집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그중 특히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 이른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설립을 명목으로 한 발기인·투자자 모집형 민간임대사업’이다.

겉으로는 “리츠 설립을 위한 발기인 모집”, “부동산투자회사 투자자 모집”이라고 설명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정 금액을 납부한 사람에게 향후 건설될 민간임대아파트의 우선 임차권이나 입주권, 장래 분양전환 기회 또는 일정한 경제적 이익을 기대하게 하는 구조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과연 이것이 순수한 부동산투자회사 설립을 위한 투자자 모집인지, 아니면 민간임대주택의 예비임차인을 사실상 사전에 모집하면서 ’리츠 발기인’이라는 외형을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 ’발기인 모집’이라는 이름보다 자금모집의 실질을 봐야 한다

필자가 오랫동안 부동산 개발사업과 분양시장을 취재하면서 확인한 가장 중요한 원칙 가운데 하나는 이것이다.

“계약서 제목보다 돈을 왜 받았는지를 봐야 한다.”

계약서에 ‘발기인’, ‘투자자’, ’출자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홍보관을 설치하고 인터넷·SNS·TM·상담조직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적으로 참여를 권유하면서 돈을 받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자본시장법상 증권의 모집 또는 매출에 해당하고 법령에서 정한 신고 대상이 된다면, 발행인은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수리되기 전에는 해당 모집·매출을 할 수 없다.

따라서 단순히 “우리는 임차인을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리츠 설립을 위한 발기인을 모집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만으로 자본시장법이나 부동산투자회사법 등의 적용 문제가 당연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명칭이 아니라 실질이다.

 

■ 50인 이상에게 권유했다면 자본시장법 문제부터 검토해야

더욱 주목해야 할 부분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모집이다.

일반적으로 자본시장법상 증권의 ‘모집’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새로 발행되는 증권의 취득을 권유하는지 여부가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된다.

따라서 특정 소수의 사업 참여자가 아니라 홍보관까지 개설하고 대규모 광고를 진행하면서 수십 명·수백 명에게 투자 참여를 권유한다면 단순한 회사 설립 단계의 사적 약정이라고만 볼 수 있는지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발기인 또는 투자자에게 돈을 받은 뒤 장래 특정 아파트에 대한 우선 임차권, 분양전환 기회, 투자이익 등을 결합해 제공하는 구조라면 해당 계약의 법적 성격을 더욱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 해당 여부까지 검토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리츠’라는 이름 자체가 안전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일반 소비자들은 ’리츠’라는 말을 들으면 금융당국이나 정부기관의 관리·감독을 받는 안전한 투자상품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바로 이 지점에서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커진다.

정상적인 부동산투자회사는 부동산투자회사법이 정한 설립·인가·등록 또는 신고 체계와 투자자 보호 관련 절차를 따라야 한다.

따라서 투자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은 홍보물에 ’REITs’라는 영어 단어가 적혀 있는지가 아니다.

실제로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따른 적법한 절차가 진행됐는지, 현재 어떤 단계인지, 누가 사업주체인지, 돈이 어디로 들어가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특히 법에서 요구하는 인가·등록·설립신고 등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부동산투자회사의 명칭을 사용해 일정한 업무를 수행하거나 주식을 모집·매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부동산투자회사법상 형사처벌 규정도 존재한다.

즉, ’리츠 추진 예정’과 ’적법하게 설립·인가·등록된 리츠’는 전혀 다른 문제다.

 

■ “투자금 내면 나중에 임차권 준다”…가장 위험한 구조다

민간임대사업에서 특히 경계해야 하는 방식이 있다.

먼저 발기인·투자자·회원 등의 이름으로 돈을 받고, 향후 사업승인이 이루어지고 아파트가 건설되면 투자자에게 우선적으로 임차권을 제공하겠다는 방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지금 돈을 내면 나중에 이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다”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사업자 측에서는 계약서를 ‘임대차계약’이 아니라 ‘발기인 참여계약’, ‘투자약정’, ‘출자약정’ 등으로 작성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사업이 무산되면 소비자가 납부한 돈이 과연 임대보증금인지, 출자금인지, 투자금인지, 대여금인지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그 법적 성격에 따라 보호 수준과 반환 가능성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출자금은 임대보증금과 다르다

이 부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리츠 발기인 또는 투자자라는 명목으로 납부한 출자금·투자금이 곧바로 민간임대주택의 임대보증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소비자는 “나중에 아파트에 들어갈 돈이니까 사실상 전세보증금과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계약 당시에는 투자금 또는 출자금으로 받아놓고 사업이 어려워진 뒤에는 “투자였기 때문에 원금 반환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한다면 피해자는 매우 곤란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래서 돈을 납부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 돈은 정확히 무슨 돈인가.

그리고 사업이 무산될 경우 누가, 언제, 어떤 재원으로 반환하는가.

이 두 질문에 명확한 답을 받지 못한다면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 유사수신 문제도 결코 가볍지 않다

또 하나 살펴봐야 할 것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다.

관련 법률은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면서 법에서 정한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하는 행위를 규제한다.

다만 불특정 다수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사업이 곧바로 유사수신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원금 또는 일정 금액의 지급을 약정했는지 등 구체적인 계약내용과 실제 모집 구조를 함께 판단해야 한다.

그럼에도 대규모 홍보관을 운영하고 불특정 다수에게 원금 보장이나 일정한 수익·경제적 이익을 사실상 확약하면서 자금을 모집했다면 유사수신행위법 적용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유사수신행위법 위반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법 위반이 인정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 허위·과장 설명으로 돈을 받았다면 ‘사기’ 문제로 번질 수도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사업 초기부터 토지 확보가 현저히 부족하고 정상적인 인허가 가능성이나 자금조달 능력이 충분하지 않은데도 이를 숨긴 채 마치 사업이 확정된 것처럼 설명했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에 “대형 건설사 시공 확정”, “확정분양가 보장”, “10년 후 소유권 이전”, “원금 안전”, “사업승인 문제없음” 등의 내용을 사실과 다르게 홍보하여 투자금을 모집했다면 단순한 민사상 계약분쟁을 넘어 형법상 사기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특히 피해액이 커질 경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 여부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시행·대행업체뿐 아니라 모집책임자와 상담조직 역시 자신이 설명하는 내용에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회사에서 받은 자료를 그대로 설명했을 뿐”이라는 말만으로 모든 책임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 ’10년 후 확정분양’이라는 말도 반드시 계약 구조를 확인해야 한다

민간임대사업 소비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역시 분양전환이다.

“10년 동안 임대로 거주한 뒤 확정된 가격으로 내 집이 된다.”

이 한마디만큼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좋은 표현도 없다.

하지만 소비자는 반드시 질문해야 한다.

10년 후 분양전환을 요구할 법적인 권리가 정말 있는가?

분양전환 가격은 실제로 확정돼 있는가?

사업주체가 변경돼도 그 약정이 승계되는가?

임대사업이 정상적으로 유지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가?

계약서에 사업 여건·물가상승·금융비용·공사비 증가 등에 따라 가격을 변경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은 없는가?

이런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채 단순히 상담원의 “확정분양입니다”라는 설명만 믿고 거액을 납부해서는 안 된다.

 

■ 토지 확보율과 인허가가 핵심이다

20년 가까이 부동산 현장을 지켜보면서 수많은 개발사업을 취재했지만 결국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은 크게 다르지 않다.

토지, 인허가, 금융 그리고 시공이다.

토지가 확보되지 않았는데 아파트부터 모집하고, 인허가 가능성이 불투명한데 사업승인이 곧 나오는 것처럼 설명하고, 금융조달 계획이 명확하지 않은데 유명 건설사 브랜드부터 앞세우는 사업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화려한 조감도는 토지 소유권을 대신할 수 없다.

모델하우스는 사업승인서를 대신하지 못한다.

유명 건설사의 로고 역시 실제 도급계약서를 대신할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리츠’라는 두 글자가 사업의 안전성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다.

 

■ 투자자가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10가지

리츠 또는 투자회사 형태의 민간임대사업 참여를 권유받았다면 최소한 다음 사항은 직접 확인해야 한다.

첫째, 해당 법인이 실제 부동산투자회사인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부동산투자회사법상 필요한 인가·등록·설립신고 등의 현재 진행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셋째, 자신이 계약하는 지위가 임차인인지, 발기인인지, 주주인지, 투자자인지 확인해야 한다.

넷째, 납부하는 돈이 임대보증금인지 출자금·투자금인지 확인해야 한다.

다섯째, 사업부지의 토지 확보 현황을 확인해야 한다.

여섯째,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사업 관련 인허가 진행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일곱째, 홍보하는 시공사가 실제 도급계약을 체결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여덟째, 사업 무산 시 납입금 반환 규정과 반환 책임자가 누구인지 확인해야 한다.

아홉째, 임차권·분양전환권 및 확정분양가에 관한 약정이 실제 계약서에 어떻게 규정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열째, 모집 방식이 관계 법령에 따른 적법한 절차를 거치고 있는지 전문가에게 확인해야 한다.

 

■ 이제는 ’리츠의 외형’보다 ’사업의 실체’를 볼 때다

리츠는 부동산 시장에서 필요한 제도이며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리츠까지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

문제는 리츠라는 제도의 신뢰성을 이용해 사실상 민간임대주택의 예비 수요자를 먼저 모으고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는 변칙적인 사업구조가 존재한다면 이를 철저히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홍보관을 개설하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발기인이 되면 특정 아파트의 임차권을 받을 수 있다”, “10년 후 확정가격으로 분양받는다”는 식으로 설명하면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자금을 먼저 받는다면 소비자는 한 번 더 의심해봐야 한다.

왜 정상적인 임차인 모집이 아니라 발기인을 모집하는가.

왜 임대보증금이 아니라 출자금을 먼저 받아야 하는가.

왜 아직 인허가가 완료되지 않았는데 동·호수와 분양전환가격까지 이야기하는가.

왜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실질적인 설명은 아파트 입주와 분양전환에 집중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이 없다면 서둘러 돈부터 납부할 이유도 없다.

 

■ 부동산에서 가장 위험한 말은 “문제없다”는 말이다

20년 동안 부동산 현장을 지켜본 기자의 입장에서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강조하고 싶다.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가장 위험한 말 가운데 하나가 “아무 문제 없습니다”라는 말이다.

정상적인 개발사업이라면 오히려 위험요소와 사업 진행단계, 인허가 조건, 투자금의 법적 성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리츠도 마찬가지다.

’리츠니까 안전하다’가 아니라 ’적법한 리츠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발기인 모집이니까 괜찮다’가 아니라 실제로 무엇을 목적으로 누구에게 얼마의 돈을 받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10년 후 내 집’이라는 미래의 약속보다 오늘 내가 납부하는 돈이 법적으로 어떻게 보호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리츠라는 이름을 앞세운 민간임대사업이 새로운 주거공급 모델이 될 것인지, 아니면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또 다른 형태의 사전 자금모집으로 변질될 것인지는 결국 사업의 투명성과 적법성에 달려 있다.

관계기관 역시 계약서의 명칭이나 사업자가 내세우는 형식에 머물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모집 대상, 모집 방법, 자금의 성격, 임차권 제공 약정, 분양전환 약속 및 자금의 최종 사용처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비자 역시 ‘리츠’, ‘민간임대’, ‘10년 후 분양전환’, ’확정분양가’라는 화려한 단어보다 토지·인허가·금융·시공·계약서 그리고 내 돈의 법적 보호장치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것이 피해를 막는 가장 확실한 첫걸음이다.

 

민간임대·리츠형 사업 관련 문의

☎ 1522-8875

※ 본 칼럼은 최근 민간임대주택 및 리츠형 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소비자 보호상 문제를 일반적으로 지적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사업자 또는 특정 사업이 불법·사기라고 단정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개별 사업의 위법 여부는 실제 계약내용, 모집 방식, 자금의 성격, 인허가 및 토지확보 현황 등 구체적 사실관계와 관계기관·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작성 2026.07.21 23:12 수정 2026.07.21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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